학술 연구활동

제목
나의 치과 보철학 이야기 1
카테고리
강연
작성자
에스플란트 치과병원
작성일
2015-08-12 18:43
조회
2683
첨부파일

나의 치과 보철학 이야기 1



1989년 3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에 입학했다.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치과대학은 예과 2년, 본과 4년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치의학과가 아닌 치의예과에 입학한 것이다. 2년간의 예과 생활을 마치고, 본과로 무사히 진입하게 되면 치의학과에서 본격적으로 치의학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된다.


예과 2학년 때의 일인 것 같다. 아직 본격적인 치의학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아서 치의학에 대한 지식은 일반인들과 같은 수준일 때의 일이다. 아래 사랑니가 아파서 방학 때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사랑니가 썩어서 치아를 뽑았으며, 사랑니 옆의 치아까지 충치가 진행되어 신경치료를 받고 금으로 치아를 씌우는 보철치료까지 받게 되었다. 아는 것은 없지만, 치의예과에 다니던 나로서는 그때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나도 과연 잘 배워서 이런 치료를 할 수 있을까? 나중에 직접 환자분들을 치료하면 어떤 느낌일까?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치료받은 경험은 현재 치과의사로 일하고 있는 나에게는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다.


또 보철치학을 공부할 때도 생생히 기억난다. 나는 학생 때 보철은 그냥 본을 떠서 치과기공사가 제작한 치아를 환자분께 끼워주면 되는 아주 간단한 치료인 줄 알았다. 그러나 치의학에서 치과보철학은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치의학과에서 가장 많은 수업시간이 할애되어 있는 과목이다. 치의학과 2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보철학에 대한 강의를 접하게 되는데, 그 때 나는 보철학에 대한 선입견을 깰 수 있었다.


본과 2학년 때 총의치학이란 강의를 들으면서 700쪽 정도 되는 prosthodontic treatment for edentulous patients(무치악 환자를 위한 보철치료)라는 책을 열심히 읽었었다. 그리고 그냥 본을 떠서 치과기공사가 만들어준 치아를 끼워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 보철치료인 줄 알았던 내 생각이 틀린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본을 뜨는 것도 그냥 뜨는 것이 아니고 환자들의 입안의 다양한 해부학적구조물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본을 뜰 수 있으며, 그것들이 직접적으로 치료 결과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하나씩 알아가면서 나는 보철학이라는 과목에 깊이 빠져 들게 되었다.


치과대학 4학년 때쯤 되면 졸업을 앞둔 치과대학생들은 치과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본인의 전공과목을 선택하고 전문의 과정을 수련받을 병원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치과대학에 들어왔지만, 자기가 원하는 전공과목을 원하는 병원에서 수련받는 것도 경쟁이 치열하다. 돌이켜보면 전공과목을 선택하는 데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치과보철학이라는 과목에 푹 빠져있었으니까.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에서 3년간의 보철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20년째 치과의사로 일하고 있는 지금도 치과보철학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내가 치료해준 환자분들이 저작의 즐거움을 다시 찾는 것을 보면 더더욱 치과보철학을 전공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가운을 입는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이정택 원장